총잡이 이론에 대한 개요
총잡이 이론은 2개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보통 문제 1만을 일컬어 총잡이 이론이라고 부른다. 밑에서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총잡이 이론 문제 1의 결론이 황당하면서 재미있기에 많이 다뤄지지만, 문제 2는 총잡이들이 동시에 쏘는 데 추가적인 조건 등이 붙어서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죄수의 딜레마와 더불어 게임이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임 예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밑에서 좀 더 상세한 설명과 함께 우리에게 시사할 수 있는 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내용
먼저, 문제 1에서 다루는 구체적인 조건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A, B, C 세 명의 총잡이가 있다고 가정을 하자. 이 세 명의 총잡이는 한 공간에서 만나 결투를 벌이기로 하였다.
A 총잡이는 쐈다 하면 무조건 맞추는 100%의 명중률을 가진 사격 실력을 갖추고 있다.
B 총잡이는 70%의 명중률을 가진 사격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C 총잡이는 이들 중 실력이 가장 낮아 30%의 명중률만을 지니고 있다.
이 총잡이들은 각자의 실력을 서로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실력을 감안해 공정한 게임을 위하여, 실력순대로 C부터 CBA의 순서대로 총을 쏘기로 한다. 한 번에 단 한발만 쏠 수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C 총잡이는 어떻게 쏴야 가장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지에 대한 문제이다.
이 게임은 수학적으로 이미 증명이 되었는데 독자 여러분들은 C 총잡이가 어떻게 쏘는 것이 가장 생존확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어떤 독자들은 A를 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어떤 독자들은 B를 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답은 당황스럽게도 허공에 쏜다 이다. C는 A와 B 둘 중 누구를 향해서도 적의를 드러내지 않고 허공에 쏘았을 때 가장 생존확률이 높다.
수학적 확률은 배제하고 직관적으로 생각해 보자. 만약에 C가 A와 B 둘 중 한 명에게 총을 쏴서 둘 중 한 명을 죽인 경우, 명중률 70%의 B와 불리한 싸움을 벌이거나 명중률 100%인 A에게 필살로 죽을 수밖에 없다에 없다. 따라서 C는 A와 B를 둘 다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면 다음 차례인 B는 명중률 100%인 A를 공격할 수 밖에 없고 A가 산다면 B를 반드시 죽일 것이고 공격권은 C에게 넘어온다. 반대로 B가 A를 죽인다면 마찬가지로 70%대 30%의 불리한 싸움이 되겠지만 공격권은 C가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된다.
즉 C의 입장에서는 둘 중 한 명을 죽이는 것 보다 오히려 둘 다 살려두고 자신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특이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C가 가장 실력이 뒤처지기 때문이다. 가장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A와 B는 서로를 우선순위로 둘 수 밖에 없고 상대의 목표를 서로에게 돌리게 함으로써, C는 생존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다만 이러한 가정은 0%가 아닌 총을 쏠 줄 아는 총잡이 들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다. 예컨대 누군가 한 명이 명중률이 0%라면 몇 명의 총잡이가 싸우게 되어도 단 한발씩만 쏘는 싸움에서의 생존율은 가장 높겠지만 반복해서 승자를 가릴 때까지 싸우는 룰에서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다 밖에 없다. 또한 모두가 동일하게 총을 들고 싸워야 한다. 누군가는 총 대신 훨씬 파워가 좋은 무기를 들고 오거나 수류탄처럼 공멸할 무기를 들고 온다면 그가 가장 위협이 되므로 명중률과 상관없이 가장 먼저 죽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총잡이이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적용해보다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종종 보인다.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누군가는 때론 핵심에서 한발 멀리 떨어져서 다툼을 마치 포기한 것처럼 보이고, 나머지 구성원들의 다툼을 관망한다. 이이제이라는 중국 고사성어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어쨌든 자신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면 굳이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것도 좋은 한가지 전략이 되는 것이다. 단 이때, 어느 쪽에도 적개심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허공에 총을 발사해야지, 누군가를 향해서 쏘는듯한 제스처를 보이게 되면 상대 입장에서는 낮은 명중률 때문에 못 맞춘 것인지, 일부러 안 맞춘 것인지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신에 대한 위협으로 느껴 나보다 실력이 좋은 자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생존율을 높이는 방식은 선거 상황이나, 전쟁 상황 등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소위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기 위해 새우 입장에서는 잠시 떨어져 있다가, 승자를 상대하는 것이 더 오래 살아 남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도, 전투에 능한 전투원보다 전투에 참여가 거의 불가능한 여성이나 아이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점도 이러한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들이 있다. 보다 치열해지는 우리의 삶에서도 보다 현명한 태도로 자신과 상대의 실력을 잘 가늠해서 올바른 판단들로 생존확률을 높이는 전략들을 가져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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